닥터김 화학12


	닥터김 화학이야기12


	2004년 2월 21일 유기합성학자로서 신약 후보 물질을 합성할 때는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화학 반응과 화학 물질은 거의 무한할 정도로 많습니다. 따라서 아무 거나 마구잡이로 만들어 생화학적인 활성을 알아내는 실험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자원 낭비입니다. 여태껏 알려진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장 약이 될만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을 만들어서 효능을 알아내는 실험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이나 박테리아를 죽이는 능력이 탁월한 화합물을 만들었다 해도 구조가 불안정하여 질병이 일어나고 있는 세포에 이르기도 전에 아주 쉽게 약효가 없는 물질로 분해된다면 약이 될 수 없습니다. 또 독성이 세서 화합물이 몸 안에 들어갈 경우 박테리아나 암세포는 물론 다른 정상 세포마저 죽인다면 또한 약이 될 수 없는 거지요. 그리고 먹은 약이 질병을 치료하고 난 뒤에 신속하게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어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왜냐 하면 질병 치료가 끝나서 더 이상은 필요없는 생화학 반응을 계속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약 개발에 참여하는 합성학자는 외부 물질이 사람의 몸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이 대사를 통해 어떻게 그 물질을 배출하는지, 또는 그 화합물이나 대사로 생긴 부산물이 어떤 독성을 발현하는지 어느 정도 수준의 지식을 갖추어야 효율적인 신약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