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필자(사이버스쿨 대표 김영준 선생)가

경북대학교 신문에 실은 내용입니다.]

‘삼촌 ! 회충의 뱃속에도 기생충이 있을까 ?’

어린 조카의 질문이 벌써 며칠째 머리 속에 빙빙 돌던

만득이는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이봐, 무슨 고민이 있어’

아까부터 쌍안경으로 물고기자리 근처를 뒤지며 목성을

찾고있던 맹구가 나직하게 물었다.

‘아니야, 그래 목성은 찾았어 ?’

목성 찾기에 실패한 맹구에게 쌍안경을 건네 받은 만득이는

맑은 가을 밤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 사이에 찬란하게 빛나는 목성을 찾았다.

‘와우! 끝내준다. 우주는 정말 대단해. 질서(코스모스;cosmos) 그 자체야’

그 말을 받아 맹구가 쏘아부치듯이 한마디했다.

‘천만에 우주는 혼돈(카오스; chaos) 일세’

맹구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우주는 혼란 그 자체이며 그 대표적 현상으로 날씨의 변화, 담배연기의 흩어짐,

사람의 심장박동, 주가의 변동, 우주의 별들의 분포라는 것이야.

MIT에 근무하던 에드워드 로렌츠는 대기 현상은 아주 작은 숫자의 변화에

의해서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컴퓨터로 계산했단 말씀이야.

무시할 만큼의 작은 변수에 의해 엄청난 결과가 생긴다는 것이었어.

예를 들면, 어느 회사의 사장이 경기가 어려워 직원들에게 추석보너스를

줄까 말까 밤새 고민했지. 그런데 아침 출근길에 한 신입사원으로부터

90도의 깍듯한 정중한 절을 받은 사장은 기분이 좋아져 추석 보너스

100% 지급에 결재 싸인을 해주었지.

그 결과 귀향을 포기했던 많은 직원들이 고향에 갈 수 있었고

고향의 할아버지는 귀여운 손자 손녀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야.

직장 상사에게는 누구든지 90도 깍듯이 큰 절을 하여 크게 성공했다는

신문의 기사를 그 신입사원이 지하철에서 읽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었을까. 이런 것이 바로 작은 원인에 의해 큰 변화가 생긴다는

좋은 예지

서울에 사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개 짓이 미국 뉴욕에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는 카오스 이론의 단골 메뉴인 것이야. 잘 알겠니. 만득아.

이제 우주 현상은 혼란(카오스) 그 자체라는 것이 이해가 가냐.’

만득이는 씩 웃으며 맹구를 쳐다보았다.

맹구는 만득이의 경멸어린 듯한 웃음을 보고 소리쳤다.

‘그런데 기분 나쁘게 왜 웃어. 이 형님의 해박함에 뿅 갔니’

만득이는 망원경을 내리며 맹구에게 말했다.

‘ 너 말이 맞다. 하지만 너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네.

그 카오스 이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유명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뭐야?’

맹구는 입맛만 적쩍 다시자 만득이는 계속했다.

‘ 1975년 IBM에 근무하던 만델브로트란 사람이 프랙탈(fractal )

이론을 발표했어. 모든 혼란해 보이는 카오스현상을 잘 설명하는

이론인데 혼돈으로 보이는 세계도 일정한 기본 법칙이 있다는 것이지.

혼돈의 세계를 풀어 내는 단서로 다음 2 가지를 핵심으로 하는 이론이야.

첫째, 자기유사성 (자기와 비슷한 것을 만든다)

둘째, 순환성 ( 위의 일을 계속 반복함)

위 두 가지 성질을 만족하는 복소수를 이용하여 컴퓨터로 계속 계산을

하여 모니터에 그렸더니 풍뎅이 비슷한 모양이 나왔지. 그 풍뎅이를

수 십 배 확대했더니 여러 모양이 나타나더니 다시 풍뎅이 모양이

또 나타난 것이야. (자기 유사성)

또 수 십 배 확대하니 풍뎅이 모양이 또 나타난 것이지.(순환성)

부분을 확대했더니 전체가 나타난 것이야.’

머리가 뱅뱅 돌기 시작하는 맹구에게 담배 한대를 주며 만득이의

뽐내기는 계속되었다.

‘우리 몸의 작은 세포 속에 있는 DNA속에는 우리 몸 전체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어 자라면 그 사람과 비슷한 2세가 태어나는 것이야.

마치 원자의 세계로 들어가니 원자핵 주위로 전자가 도는 모습이

우리 태양계와 너무나 흡사한 것이야. 작은 부분에 전체가 숨어 있는

꼴이지. 어쩌면 우리 우주 밖으로 나가면 또 다른 세계의 작은 원자

속에 우리가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지.’

비슷한 모양이 자기복제와 순환을 통해 끝없이 만들어져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맹구는 갑자기 만득이가 한 수 위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