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왜란과 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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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과 호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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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의 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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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무드에 젖어 무사안일에 빠졌던 조선은 왜군의 침입에 힘없이 무너졌지요 |
16세기에 들어서면서 사화와 당쟁 등의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국방력이 점점 약해졌고,
중종 때에는 3포 왜란 ( 3 포에서 일본인 거류민이 일으킨 폭동 사건 )을 비롯하여 왜구의 소란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비변사라는 합좌기관을 설치하여 이에 대비하려고 하였으나,
평화 시대에 도취된 양반 관리들은 형식적인 대책에만 그쳤지요.
그리고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약 10년전에 병조 판서였던 이이는 10만 양병설을 주장하였으나,
당시 대다수의 대신들이 평화로운 시기에 군사를 기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반대하였지요.
이 무렵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영주들이 서로 싸움을 하였던 전국 시대의 혼란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수습되었습니다.
도요토미는 국내 불평 세력들의 관심을 밖으로 쏠리게 하여 자신의 정권을 안정시키고,
또한 자신의 정복욕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조선과 명나라에 대한 침략을 감행하였습니다.
1592년 4월 왜군이 침략해오자 (임진왜란), 부산진과 동래성에서는 정발과 송상현이 죽음을
무릎쓰고 이곳을 지키려 하였으나, 끝내 패하고 말았지요.
그 후 왜군은 세 갈래로 나누어 한양을 향해 북쪽으로 전진하였습니다.
이에 충주에서 신립이 배수진을 치고 싸웠으나, 무기와 전력의 열세로 패하였지요.
조선 정부는 왜군을 피하여 의주로 피난하였으며, 왜군은 한양을 점령한 후, 북상을 계속하여
평양과 함경도 지방까지 침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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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군의 승리와 의병들의 항쟁이 왜군을 물리치는데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지요. |
육지에서는 계속 패했으나, 경상도와 전라도의 해안 경비를 담당했던 조선의 수군은, 전쟁에
필요한 물자 지원을 담당한 일본 수군의 침략을 잘 막아내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에 전라 좌수사로 부임한 이순신은 왜군의 침입에 대비하여
판옥선과 거북선을 만들고, 수군을 훈련시켰습니다.
이순신은 왜군이 부산에 상륙하자, 옥포에서 첫 승리를 거두고, 이어 사천, 당포, 당항포 등에서
크게 승리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다에서 가장 큰 승리였던 한산도 대첩으로 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함으로써 곡창 지대인 전라도 지방을 지키게 되어, 왜군이 육지와 바다로 동시에 쳐들어
오려는 작전을 좌절시켰지요.
한편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왜군과 싸웠는데, 의병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리에
익숙하였고, 향토 조건에 알맞은 전술과 무기를 사용하여 왜군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었지요.
곽재우, 조헌, 고경명, 정문부 등이 이끌었던 크고 작은 의병 부대의 활약은 성과가 매우 컸으며,
의병들의 빛나는 전과는 해전에서의 이순신의 승리와 함께 전쟁의 상황을 바꾸어 갔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에 흩어져 있던 의병 부대를 정비하여 관군에 편성시킴으로써 관군의 전투력이
크게 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왜군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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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길어지자 조선은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하여 명군이 전쟁에 참여하였습니다.
조.명 연합군은 평양성을 수복하고 왜군을 남쪽으로 몰아 내었습니다.
이 때 권율은 행주 산성에서 왜군을 크게 무찔렀지요.
이 후 전쟁은 소강 상태가 계속 되었고, 휴전 회담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이 달라
3년간 계속된 회담은 깨지고, 다시 왜군이 침입했지요. 이에 조선군과 명군은 북상하는 왜군을
직산에서 막고 남쪽으로 몰아 내었습니다.
이 때 이순신은 명량해전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와 같이 육지와 바다에서 크게 패한 왜군은 점차 싸울 의욕을 잃고 도망하기 시작했으며,
조선 수군은 도망하는 왜선 수백 척을 노량 앞바다에서 가로막고 크게 쳐부수었지요.
이순신은 이 마지막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노량 대첩을 끝으로 7년간에
걸친 전쟁은 끝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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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관군은 일본 군사들에게 뒤졌으나, 전 국민적인 차원의 국방 능력은 일본을 능가했기
때문에 왜란에서 승리를 거둘 수가 있었습니다.
전직 관리와 유교를 공부하던 사람들은 나라에 애국하고 임금에게 충성하는 유교 사상으로,
승려들은 불교의 호국 사상으로, 농민들은 순수한 애국심으로 전 국민이 한데 뭉쳐 왜군과
싸웠습니다. 우리 민족은 일본에 대해 문화적 우월감에 가득 차 있었고, 이러한 정신력이
국방 능력으로 나타나서 왜군을 무찌를 수 있었지요.
왜란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오랜 전쟁으로 인구가 크게
줄었고, 전 국토가 전쟁터가 됨에 따라 농촌이 크게 황폐해졌지요. 따라서 어려운 국가 재정과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공명첩이 대량으로 발급되었습니다.
공명첩은 관직과 성명을 기입하지 않은, 관리의 임명장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 재정이
어려울 때 부자들에게 이 증서를 팔아 돈을 조달하였는데, 백성들이 이 증서를 합법적으로
취득할 수 있었으므로 신분제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 이몽학의 난과 같은 민란이 도처에서 일어났고, 토지 대장과 호적이 많이 불타 버렸으므로
조세와 요역을 부담시키는 것과 신분의 구분이 곤란해졌지요.
국제적으로는 조선과 명나라가 전쟁에 지쳐있는 틈을 타서 북방의 여진족이 급속하게 성장하여
동아시아의 형세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후진국이던 일본은 조선에서 활자, 서적, 그림,
도자기 등의 문화재를 약탈하고, 많은 기술자와 학자들을 납치해 갔습니다.
또한 조선의 성리학도 전해져 일본 문화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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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때는 명과 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유지하여 전쟁을 피할 수 있었지요 |
선조의 뒤를 이은 광해군은 대내적으로 양안 (농민층의 토지 대장)과 호적을 새로 작성하여
국가의 수입을 늘렸으며, 전쟁으로 피폐해진 산업을 일으켰습니다. 또 성곽과 무기를 수리하고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등 국방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전란 중에 질병이 많이 발생하여
사람이 많이 죽었던 경험에 비추어, 허준에게 동의보감을 편찬하게 하였으며, 불타 버린 사고
(역대왕들의 실록을 보관하던 창고)를 다시 갖추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명나라가 쇠약해지고 북방 여진족이 강해진 국제 정세의 변화를 파악하고
신중한 중립적 외교 정책을 썼지요.
왜란으로 조선과 명 두 나라의 힘이 약해진 틈을 타서, 누르하치가 나타나 여진족을 통일한 후,
후금을 세우고 명나라를 위협하였습니다.
명은 이를 방어하기 위하여 조선에 출병을 요구하였습니다. 조선은 왜란 때 명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명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광해군은 새롭게 성장하는 세력인 후금과
대립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여, 명나라를 돕기 위해 강홍립에게 군사를 주어 떠나
보내면서 정세를 살핀 후 싸울 것인가 항복할 것인가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광해군 때에는 이와 같은 중립 외교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국내에 전쟁의 화가 미치지 않았지요.
이 때 일부 사림들은 명에 대한 의리와 명분을 강조하여, 광해군과의 정치적 갈등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광해군과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북인들이 왕권의 안정을 위해
인목대비를 폐위시키는 등 유교 윤리에 어긋나는 약점을 드러냈지요. 그래서 이것을 비판하던
서인들이 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인조를 왕으로 세움에 따라 서인 정권이
성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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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과의 의리을 중시한 서인 정권은 호란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루게 하였지요 |
인조 때의 서인 정권은 명나라와의 의리를 내세워 친명 배금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이 때 두 사건이 일어나 후금에게 자극을 주었지요.
하나는 명나라 장군 모문룡이 후금이 차지한 요동 지방을 빼앗기 위해 평안도 척산 앞바다의
가도에 주둔함으로써 후금을 긴장시킨 것입니다.
후금은 조선에게 가도의 명군을 철수시킬 것을 요구하였으나, 조선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인조 반정 후 자신에게 돌아온 보상이 적은 것에 불만을 품은 이괄이 반란을
일으켰으나 실패하자, 후금으로 도망한 사건입니다.
이괄은 인조 반정의 내막과 조선 내부의 사정을 후금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후금은
인조 반정을 반역으로 규정하여, 이에 대한 응징을 한다는 구실로 조선에 쳐들어 오니,
이것을 정묘호란이라고 하지요 (1627년).
후금의 군대는 평안도를 거쳐 황해도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정봉수, 이립 등은 의병을
조직하여 싸웠으며, 그 밖의 지역에서도 많은 의병이 일어났지요.
그러나 후금은 조선보다는 중국을 손에 넣는 것이 1차 목표였기 때문에 화의가 쉽게 이루어져
후금의 군대는 철수하였습니다.
그 후 후금은 나라 이름을 청으로 고치고, 자신들의 왕을 황제라고 부르면서 조선이 청에
대하여 신하의 예의를 갖추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둘러싸고 조정은 전쟁을 주장 (주전)하는 쪽과 평화를 주장 (주화)하는 쪽으로
의견이 갈라졌는데, 결국 척화 주전론으로 대세가 기울게 되자, 청나라가 다시 침략해 왔고,
이것을 병자호란이라고 합니다 (1636년).
청 태종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와 한양을 점령하였으며,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45일간을
대항하였으나, 역부족으로 주화파인 최명길 등의 주장에 따라 청과 화의를 맺었지요.
청나라의 침입은 왜란에 비해 기간도 짧고, 지역도 국토의 일부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국가적인 피해는 적은 편이었으나, 청군이 거쳐간 서북 지방은 몹시 황폐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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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에서는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고자 청나라에 반대하는 정치적 입장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북벌론을 내세우게 되었지요. 북벌론은 문화가 높은 조선이 문화가 낮은 오랑캐에게
당한 수치를 씻기 위해 청을 정벌하고, 나아가서는 조선의 오랜 우방 국가이며 임진왜란 때
우리를 도와 준 명에 대해 의리를 지키자는 주장입니다.
송시열, 송준길, 이완, 임경업 등은 북벌 운동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며, 군대를 양성하는 등
여러 가지의 계획을 세웠으나, 북벌을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북벌론은 인조의 뒤를 이어 즉위한 효종 때에 가장 활발하였으나, 효종이 재위 10년만에 죽었으며,
청나라의 힘이 날로 강해져 기회를 놓치게 되자 수그러들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는 청의 문물이 발달함에 따라 청의 문화를 받아들이자는 북학 운동까지 나타났지요.
조선에서 북벌 운동이 한창일 때, 시베리아 지방으로 러시아 세력이 밀려 왔습니다.
여기에 위협을 느낀 청은 정벌군을 파견하였고, 조선에 원병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조선은 두 번에 걸쳐 조총 부대를 출동시켜 큰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는데,
이것을 나선 정벌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