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프 생각 20


	우프생각 20


	2006년 12월 3일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제대하시고는 사회 경험이 없어서 옷가게를 하시다가 망하셨다. 그리고는 2 년간 실직자가 되어서 집에 계셨죠 그러니 집안은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었어염. 부모님은 근근히 다섯명의 자식과 하루 하루 이어 갔어요. 지금 2명을 키우는데도 힘드는데 5명을 키웠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중학교 입학식날 교복을 못사서 상의는 아버지가 군시절에 입으셨던 군복을 검게 물들여 입었죠. 너무 커서 허수아비 같았죠. 그리고 교복 바지(하의)는 형이 입었던 물빠진 교복(거의 허연 색)을 입고.. 윗도리는 크고 검은 색, 하의는 허연색.. 정말 웃기는 모습이었죠. 학교에서 완전 히트쳤어요. 이상한 교복을 입은 아이로. 그것도 입학식 날부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앞에서 오던 여학생 3 명이 나의 이상한 옷(너무나 커서 허수아비처럼 보임)을 보고 키득 키득하면서 지나가던군요. 너무나 창피하였죠. 집에 다 와서도 골목에 동네 아이들이 있나 없나 보고 없을 때 막 뛰어서 집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그 다음 날 학교에 안갔어요. 교복이 창피해서 안입겠다고 떼를 썼어염 하지만 사줄 형편이 못되니 학교를 가야죠. 어쩌겠어요. 엄마가 교복 상의를 좀 줄여주셔서 그 다음날부터 학교 다시 가기 시작했고요. 입학식 다음 날 결석한 사람이 전교에서 나 한명 뿐이었어요. 담임선생님(선린중학교 1학년 4반)은 1년간 무결석반을 만들려고 했던 계획을 접어야 했고요. 참 황당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입학식 다음날 바로 결석생이 나왔으니... 지금은 추억이지만 그 당시는 교복 때문에 1년 내내 창피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 지금 밖에 맹꽁이가 울고 있네요 아까 한바탕 쏟아졌는데.. 또 비가 올려나... 학생들 상담을 하다가 보니 문득 문득 옛 생각이 나네요. 가난했던 중학생 나의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네요...뀌뚜라미도 울고...